라흐마니노프는 첼로 소나타를 한 곡 썼다. 첼로가 주연이 되고 피아노가 반주를 하는 그런 소나타가 아니고 자신의 피아노 실력을 과시하려는 듯 피아노 파트가 빛이 나는, 어쩌면 첼로 반주에 의한 피아노 소나타로 표현할 수 있다고도 하는 그런 곡이다.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도 약간 그런 면이 있다고 한다. (피아노를 천재적으로 잘하는 작곡자들이 자신의 강점을 어필하려는 욕심이 강했나 보다. ^^)

사실 아직 소나타 전 악장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전체 4악장 중에 가장 짧은 3악장은 서정적인 느낌이고 따로 연주될 만큼 제일 유명하다. 선생님이 권유하시기 전에는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처음 들었을 때 피아노 전주와 첼로의 처음 주제가 마음을 확 잡아 끌었다. 피아노와 첼로가 계속해서 대화를 한다. 주고 받고...

곡은 그렇게 긴 편은 아니고 멜로디는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만만하지 않다. 더구나, 피아노 반주와 맞춰 보려면 더 그렇다. 반주 음원을 구해서 템포를 더 느리게 했는데도 여전히 맞추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렇게 듣는 귀도 어둡고 박치인 줄 몰랐다. 피아노 반주는 셋잇단음표인데 첼로는 16분음표 4개 혹은 8분음표 2개로 가야하는 부분이 많고, 중간에 템포 변하는 것도 내가 주도하는 게 아니고 녹음된 반주에 맞춰야 하니 쉽지 않다. 잘 밪춰 주는 노련한 반주자를 만난다면 더 나을 수 있겠지만 아마추어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우아한 소리로 연주하고 싶은데, 현실은 깽깽이다. 왜 내 소리는 나아지지 않는가? 심히 고민스럽다. ㅠㅠ

연습하는 동안 참고한 영상은 아래와 같다.

  1. 로스트로포비치와 호로비츠의 연주 (1976년 카네기홀 85주년 기념 연주

  2. 요요마와 엠마누엘 액스의 연주 (1989년 일본 선토리홀 공연 실황

  3. 임희영과 구자은의 연주 (2019) - 유튜브 제목은 첼리스트 임희영의 이름만 걸려 있다.

  4. 송영훈과 윤홍천의 연주 (2012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공연 실황

반주 음원

  1. Music Dispatch (https://musicdispatch.com) 사이트의 music minus one 시리즈에 있다. (유료)
    https://www.musicdispatch.com/product/viewproduct.action?itemid=400071&lid=27&menuid=20416&subsiteid=325&;
    음원 소개에는 첼로와 피아노 완곡 연주, 피아노 반주 정상 속도와 80% 속도 버전이 들어있다고 하는데 다운로드 해 보니 80% 속도 버전은 없고,
    연주도 여러 개 토막난 mp3 파일로 돼 있다. 왜 이렇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내려 받을 수 있는 pdf 악보에 각 음원 파일이 어느 부분인지
    확인할 수 있으니 그걸 참고해야 한다.

나는 3악장에 해당하는 두 개 파일을 이어 붙인 후에 템포를 조정하는 작업을 해 원곡보다 느리게 연주되는 피아노 반주 음원을 만들었다.
Audicity라는 무료 오디오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나의 결과물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 3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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