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는 첼로 소나타를 한 곡 썼다. 첼로가 주연이 되고 피아노가 반주를 하는 그런 소나타가 아니고 자신의 피아노 실력을 과시하려는 듯 피아노 파트가 빛이 나는, 어쩌면 첼로 반주에 의한 피아노 소나타로 표현할 수 있다고도 하는 그런 곡이다.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도 약간 그런 면이 있다고 한다. (피아노를 천재적으로 잘하는 작곡자들이 자신의 강점을 어필하려는 욕심이 강했나 보다. ^^)
사실 아직 소나타 전 악장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전체 4악장 중에 가장 짧은 3악장은 서정적인 느낌이고 따로 연주될 만큼 제일 유명하다. 선생님이 권유하시기 전에는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처음 들었을 때 피아노 전주와 첼로의 처음 주제가 마음을 확 잡아 끌었다. 피아노와 첼로가 계속해서 대화를 한다. 주고 받고...
곡은 그렇게 긴 편은 아니고 멜로디는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만만하지 않다. 더구나, 피아노 반주와 맞춰 보려면 더 그렇다. 반주 음원을 구해서 템포를 더 느리게 했는데도 여전히 맞추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렇게 듣는 귀도 어둡고 박치인 줄 몰랐다. 피아노 반주는 셋잇단음표인데 첼로는 16분음표 4개 혹은 8분음표 2개로 가야하는 부분이 많고, 중간에 템포 변하는 것도 내가 주도하는 게 아니고 녹음된 반주에 맞춰야 하니 쉽지 않다. 잘 밪춰 주는 노련한 반주자를 만난다면 더 나을 수 있겠지만 아마추어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우아한 소리로 연주하고 싶은데, 현실은 깽깽이다. 왜 내 소리는 나아지지 않는가? 심히 고민스럽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