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휴가인 날을 맞아서 아이들을 학교 보내고서 자전거 국토종주의 출발점인 아라서해갑문에서부터 아라뱃길을 달려 보기로 했다.


집에서부터 자전거로 왕복하자면 90킬로미터에 이르는 길인데, 거리도 부담일뿐더러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까지는 집에 도착해야 하니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가는 길은 공항철도를 이용해서 점프하기로 했다. 공항철도 공덕역에서 검암역까지 30분 남짓 걸리는데, 공항철도는 평일에도 자전거 승차가 허용된다.  공항철도는 인천공항방향 열차의 경우 맨 뒤 칸이 자전거 탑승칸이라고 하는데, 내가 탄 열차에는 자전거를 거치할 수 잇는 곳이 없었다. 그냥 기둥에 엉성하게 번호 자물쇠로 묶어 놓았다가 한 번 자빠뜨리고 아예 프레임과 압바퀴를 한 데 묶어서 고정했다. 사람도 많지 않은데, 그냥 자리 앞에 놓고 손으로 잡고 가는게 더 낳았을지도 모르겠다.


검암역에서부터 아라자전거길을 찾아 들어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다. 서해 갑문까지는 약 8킬로미터 정도였다. 다만 서해 갑문 근처에 이르러서 자전거길을 따라 가다보니 길이 없어져 버렸다. 허허벌판에 도로 공사 중이라 있던 길이 막혀 버린 것이다. 임시 안내판이라도 있으면 자전거 여행자들이 골탕 먹지는 않을텐데, 배려가 아쉽다. 사실 아라뱃길 여객터미널에 배 타러 오는 사람보다 자전거 이용자들이 더 많을 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수자원공사 건물에서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여행 수첩을 샀다. 사는 김에 내가 쓸 것 말고 3개를 더 샀다. 아이들과 아내까지 온 가족이 함께 달리면 좋겠다는 생각, 그런 날이 꼭 오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담아서. ^^

수첩을 사면서 인증도장을 받은 탓에 그냥 나올 뻔 했는데, 여기에 다녀 가는 사람들이 꼭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정서진! 그리고 공중전화부스로 만든 인증센터. 이건 수자원공사 건물 옆으로 더 들어가야 한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정서진에서 인증샷도 찍고 에너지바로 영양보충 하면서 시간을 좀 보내고서 본격적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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